26년 7월 16일: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heejo 2026-07-16 13:21:34

 

카츠의 꽃 그림에서 인상 깊게 본 부분은 고유 형상에서 약간 벗어난 자유 형태임에도 그것이 꽃이라는 걸 인식할 수 있게 그려냈다는 것이다.
알렉스 카츠의 과감하고 시원한 붓질은 그의 수없이 많이 그려온 노련미와 자신감에서 비롯된 그만의 것이기에,

나는 그보다는 무엇이 꽃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가에 영향을 받고 싶었다.
그러나 실제로 내가 그려내는 꽃은 정말 그저 약간의 변화와 조정을 거친, 그대로 옮겨낸 꽃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래서는 나만의 꽃이나 나의 그림을 만들어 낼 수가 없는데... 

 

인체에 비해 자연물은 실제와 다르더라도 크게 이상하지 않기 때문에 더 자유로운 변형이 가능한데, 과감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쉽다.
변형을 어떤 생각(원칙)을 가지고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가. 

 

현재는 모든 대상과 마찬가지로 조형성을 염두에 두고 조금씩 만져가며 변형시키고 있다마는 이 정도로만 해서는 식물도감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
식물도감이 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어떤 시도를 더 해봐야 할까...

 

이번 작업들에는 크기 조정과 약간의 단순화 그리고 덩어리감 같은 것들이 나다움을 더 강하게 드러내는 것 같아 기존보다도 더 그렇게 하려 했다.
숟가락에 얹어 설명을 떠먹여 주지 않아도 보면 알 수 있는 그림, 애써 말하려고 나열하지 않아도 그곳에 내용이(이야기가) 존재하는 그런 그림...

어쨌든 요즘 그리고 있는 꽃이라는 대상은 꽤 재미가 있다. 

 

아, 끝나기 전에 알렉스 카츠의 전시를 보고 와야 하는데. 시간은 빠르고 나는 너무 더디다.

 

20호P 꽃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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