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조 개인전 "서툰 행복" TEXT
hee jo 2021-10-31 오후 13:04:24

2021년 10월 5일부터 10월 18일까지 서울 "창성동 실험실"에서 열렸던 <임희조 개인전 : 서툰 행복> 의 전시 서문이자 작업 노트를 옮깁니다.

 

 

 

 

 

서툰 행복

 

아직도 학생이라는 신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데 어느새 서른이라는 나이를 넘어섰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시간이라 생각했지만, 이제 와서 보니 그 시간들은 가던 길 위에서 스스로 잘 해 나가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동시에 진정한 나의 길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날들이었다. 어느 순간에는 가던 길에서 멈춰 서서 한참 돌이켜 생각해보았다. 정언명령과 같은 주변의 요구와 시선에서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만들 수 있는 것인지. 상반되는 의무와 욕구의 갈등으로 인해 조금씩 엇나가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상통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면 낯설고 서툴더라도 그리고 조금은 남들보다 늦더라도 작가로 살아가고 싶은 삶, 계속해서 걸어 나가고 싶은 길을 스스로 정하고 닦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언가를 할 때마다 줄곧 “왜?”라는 질문이 뒤따랐다. 왜? 라는 질문과 그에 합당하다는 정해진 대답이 쌓일수록 먼 미래를 지금 준비하기 보다 현재에 충실하고 싶어 졌다. 미래에 올 불확실한 행복보다 그냥 느껴지는 지금의 행복을 누리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이유는 알 수 없는 미래의 만족을 누리기 위해 지금의 희생을 견디고 참아낼 성격이 못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나니 그동안 참고 노력해서 얻어낸 불만족스러운 결과물에 괴로워했던 나에게 미안해졌다. 있는 그대로의 나자신과 놓여진 행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니, 이미 진작에 누려왔지만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내가 그토록 바랐던 행복으로 여겨졌다. 

 

이 행복은 소소하고 어설프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는 것. 그리고 이것을 토대로 즐겁게 상상하고 설레며 그려내는 것이다. 내가 행복하고 신나서 그린 그림이 결국에는 보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라 여긴다. 비록 다른 사람들이 추구하는 기준의 행복에 미치지 못하고 스스로도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이 행복은 참으로 서툴 수 밖에 없다. 그러니 행복한 서툶이고 서툰 행복이다.

 
 
 
임희조 개인전 현수막2.jpg

 

이 이미지는 전시장 현수막에 쓰려고 제작했으나 다른 현수막으로 걸렸다는 슬픈 얘기가....^_ㅜㅜ
 
임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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